34화. 강을 건너다
제항이 강변에 도착했을 때, 강은 그저 조용히 흘러가고 있었으며 주위에는 적막이 가득했다. 남아 있는 사람들은 마치 핏기가 가신 듯 얼굴이 창백해져서 멍하니 강을 바라보고 있었다.
초장청이 공포 섞인 얼굴로 중얼거렸다.
“주창진 사형은 법기로 무장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도 저항조차 못하고 저렇게 죽어버리다니!”
구소의 고수가 심호흡을 하며 냉정을 찾으려 노력했다.
“지난 세월 동안 우리가 찾아낸 고대 유적들은 결코 적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위험한 곳은 생전 처음 보는 것 같군요.”
손위가 거들었다.
“나도 이렇게 완벽하게 보존되어 있는 유적은 본 적이 없어요, 사람의 흔적만 보이지 않을 뿐 모든 것이 너무 완벽하게 남아 있지 않습니까. 사실 그 점이 제일 이질적이었는데, 그런 것조차 눈치 채지 못하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