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0화. 천수만(天水灣)

290화. 천수만(天水灣)

초우는 해가 뉘엿뉘엿 지는 저녁이 되어서야 정신을 차린 뒤, 기지개를 펴며 굳은 몸을 풀어주고는 평온한 얼굴로 장서각을 나섰다. 여전히 장서각 입구에 있던 노인이 그가 나가는 것을 발견하고 갑자기 물었다.

“새로 온 학생인가?”

자신을 향해 날아든 질문에 초우는 잠시 멈칫하다가, 곧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예, 어르신. 저는 송홍이라 합니다.”

“아……. 네가 바로 그 송홍?”

반쯤 감겨 있던 노인의 눈이 그의 이름을 듣자마자 영롱하게 빛났다.

“진군을 신군으로 만들었다는 그 송홍이 맞는가?”

갑작스러운 노인의 말에 초우는 당황했지만, 곧 가볍게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예, 그 소문의 송홍이라면 제가 맞습니다.”

“아, 그렇군. 알겠네……. 갑자기 붙잡아 미안하네.”

노인은 손사래를 치며 초우를 떠나보냈다. 초우는 조금 찜찜한 기분이 들긴 했지만, 그가 자신을 불러세운 건 아마 다른 이유에서일 거라고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