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화. 교활한 자
범검은 오동이 청동검을 들고 서서히 다가오는 것을 보고 힘껏 소리쳤다.
“송 형, 송 형님, 아니 송 할아버지! 제가 잘못했습니다. 진짜로 후회하고 있습니다. 제 목숨을 구해주신다면 진짜 제 영혼을 걸고 맹세하겠습니다. 이후로 형님으로 모시겠습니다! 만일 형님을 배신한다면 하늘에서 벌을 내려 벼락을 맞을 겁니다! 형님, 제발!”
오동은 그의 외침에 무언가 이상한 낌새를 눈치 채고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러다 범건이 외치는 송 형이 누구인지 바로 알아차렸다. 유적에 들어오기 전부터 그는 송홍을 죽이려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한편 초우는 자신이 숨어 있는 장소에서 꿈쩍도 하지 않고 기다리고 있었다. 범건은 보통 뻔뻔한 게 아니었기에, 그의 맹세는 절대 믿을 수 없었다.
“송 대협. 잘못했습니다. 진심입니다. 구해만 주신다면 주인으로 모시겠습니다. 그리고 제가 알고 있는 엄청난 비밀을 하나 말씀드리겠습니다! 부탁입니다……. 이런 씨! 지금 안 구해주면 내가 알고 있는 비밀이 영원히 묻혀버린다고! 우리 둘째 형을 걸고 맹세할게! 거짓말이면 앞으로 둘째 형 얘기는 꺼내지도 않을게! 우워어어어, 제발요, 송 형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