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9화. 서심고(噬心蠱)
중년 남자가 갑자기 입을 여는 초우를 바라보며 말했다.
“그 벌레를 어떻게든 처리하고 싶은가 본데, 충고 하나 해주마. 힘으로 그 녀석을 떼어내려 하면 고통이 가중될 뿐이다. 못 믿겠으면 한번 시도해보든가.”
그는 그렇게 말하며 평온한 얼굴로 초우를 바라보았고, 다시 말을 이었다.
“그럼 질문을 들어볼까?”
중년 남자는 초우가 완전히 자신의 손아귀에 들어왔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는 초우를 지금 당장 죽일 생각이 없었다. 최근 초우를 쫓아다니면서 그의 연단 실력이 대단하다는 사실을 잘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진혼단을 만들어내고, 심지어는 그 진혼단으로 진군 대원만에 발목 잡혀 있는 수사들을 신군에 올려놓을 수 있는 솜씨는 초우가 성인의 전승을 잇고 있다는 확실한 증거였다. 평범한 전승을 익힌 단사는 제아무리 종사 급에 오른다 해도 초우처럼 완벽한 수준의 진혼단을 만들어내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