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5화. 아저씨

135화. 아저씨

초우는 멀리 떠나지 않고 거울호수 화산 입구에 도착해 있었다. 이곳은 국가가 지정한 지질 공원이 있던 자리였는데, 아직도 그 당시 세워진 시설들이 버티고 있었다. 하지만 세월의 힘을 이기진 못했는지 군데군데 부서진 부분이 보였으며, 오랜 시간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아 울창한 숲이 형성되어 농후한 영기가 퍼져 있었다. 과거와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었다.

초우는 개의 시체에서 다리를 뜯어내 불에서 구웠다. 그가 사용한 불은 적구국에서 얻은 바로 그 불이었다. 그는 불을 다루는 술법으로 적절하게 조절을 하면서 고기를 구웠고, 곧 주변에 고소한 향기가 피어올랐다. 육즙이 줄줄 흐르는 선천급의 짐승고기는 지금의 초우에게는 엄청난 보양식이나 마찬가지였다.

이 고기를 먹는다는 건 청사대왕과 척을 지겠다는 것과 진배없는 행동이었지만, 초우는 그다지 신경 쓰지 않고 있었다. 청사대왕이 초가의 자제 여덟 명을 죽였을 때, 그와 초우는 이미 상대방을 죽여야 자신이 사는 철전지원수가 되어버린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