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6화. 답답한 별 여우

276화. 답답한 별 여우

청년으로 변한 별 여우가 갑자기 잔뜩 흥분해서 서소선을 바라보다가, 곧 다시 슬픈 표정을 지었다.

“이 몸은 나름 여심에 대해 공부한 몸이야. 나를 속이려 하지는 마…….”

그는 그렇게 말하며 다시 여우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그러고는 초우를 보며 말했다.

“너희가 정말로 그 무서운 놈을 죽여버릴 줄은 몰랐어.”

초우는 순간 머리가 새하얗게 변해버린 서소선을 보고 안타까운 표정을 지었다. 누군가가 제 심장을 쥐어짜는 것처럼 가슴이 아팠다.

서소선은 별 여우를 순간 노려보았다. 그녀는 초우가 저렇게 걱정스러운 표정을 보일 것을 알고 있었기에, 방금 전까지 있었던 일을 최대한 말하고 싶지 않았다.

“그렇게 무서울 것도 없었지. 사실 우리가 훨씬 더 무서워.”

서소선이 씩 웃으며 말했다. 그녀는 초우보다 훨씬 빨리 기력을 회복한 듯 몸을 일으키더니, 반지에서 꺼낸 부드러운 침대를 자신이 누워 있던 바위 위에 올려두었다. 이어서 그녀가 초우를 향해 손을 내밀자, 그의 몸이 떠오르며 조심스레 침대 위로 옮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