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화. 심연으로 던져지다 (2)
족제비는 더 이상 참지 못하고 무개를 향해 달려들었다. 그 뒤의 일은 모르겠고, 아무튼 지금은 소월의 몸을 지켜야 했다. 그런데 족제비가 무개에게 달려든 순간, 어떤 사람의 형체가 그보다 먼저 무개에게 달려들었다. 족제비가 여전히 공중에서 떠 있는 사이, 그 사람은 소월에게 다가가는 무개의 팔을 잘라버렸다.
“우와악!”
무개가 큰 소리로 비명을 질러댔다. 그의 몸은 잘린 팔에서 뿜어져 나오는 피로 범벅이 되어버렸다. 곧이어 그 사람이 무개를 반으로 갈라버리려는 순간, 소월이 외쳤다.
“그를 죽이면 안 됩니다!”
초우의 손에 들려 있던 청동검이 무개의 목을 치기 바로 직전에 멈췄다. 소월이 조금만 늦게 외쳤어도 무개의 머리는 바로 땅에 떨어졌을 것이다. 이내 무개는 창백해진 얼굴로 몸을 덜덜 떨며 청동검을 바라보았다. 다음 순간 그는 팔이 잘린 고통도 신경 쓰지 않고, 바로 머리를 땅에 박으며 조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