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화. 멍청이
초우는 뺀질이와 족제비에게 응원의 표정을 보내며 작게 미소를 지었다. 그러곤 선학로에 조금 남아 있는 뱀탕을 부엌에서 가져온 호리병에 넣고 단단히 밀봉한 뒤, 반지 구석 한쪽에 고이 모셔두었다. 그는 남아 있는 탕을 부모님께 가져다드릴 생각이었다.
초우가 집에 돌아가지 않은지 꽤 오랜 시간이 지나 있었다. 최근 많은 사건이 연이어 터지는 바람에 잠시 잊고 있었지만, 그는 조만간 가문으로 돌아가서 부모님과 친인척들을 만나야겠다고 다짐했다. 그들이야말로 초우가 끔찍이도 아끼는, 진정한 그의 사람들이었다.
초우는 뺀질이와 족제비의 수행을 보조하는 한편, 선학단경의 지식을 흡수하는데 전념했다. 뱀탕이 가져다준 기쁜 오산은 초우로 하여금 학성의 위대함을 다시 한 번 깨닫게 했다.
학성의 전승을 얻은 지금까지도 초우는 단약 하나로 선천에 오른다는 건 뜬구름 잡는 전설이며, 절대 불가능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에게 수련이란 피와 땀의 대가로 쌓아나가는 것이었고, 끝없는 노력으로 돌파하는 것이었다. 그러니 단약이라는 말도 안 되는 방법으로 얻은 힘은 분명 어딘가 모자라거나 어긋나는 부분이 있을 거라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