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5화. 패기
“감히!”
호성의 얼굴에 황망함이 가득 찼다. 그는 재빨리 힘을 내뿜으며 좌대통을 향해 뻗는 조만천의 손을 막으려 했지만 너무 늦어버렸다. 조만천의 속도는 호성의 예상을 훨씬 뛰어넘었다.
그의 공격은 너무도 갑작스러웠다. 그 어떤 징후도 보이지 않고 곧장 내질렀으니 말이다. 그리고 공격하기 바로 직전, 조만천은 현실을 받아들이기로 마음먹은 듯 평온한 얼굴이었다. 호성의 말에 반박하지 못하고 가만히 서 있다가 별안간 공격을 하다니……. 게다가 조만천은 공격에 신통력까지 더하고 있었다.
펑!
좌대통의 몸이 바람을 너무 많이 불어넣은 풍선처럼 순식간에 터져버리자, 방 안은 온통 피와 몸의 파편들로 범벅이 됐다. 이내 좌대통은 비명소리 한번 질러보지 못하고 즉사했다. 무수히 많은 조각으로 터져버린 그는 설사 신선이 온다 해도 살리지 못할 게 분명했다. 너무도 비참한 죽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