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0화. 능력이 있다면 당연히 나서서 해야 한다.
“그래도 그 정도의 힘을 가진 세력이라면 약을 구하는 것쯤 쉬운 일 아닙니까?”
초우가 노인에게 술을 더 따라주며 물었다.
“당연히 쉬운 일이지. 하지만 내가 방금 말하지 않았던가? 이미 고명하다는 의원들이 수없이 찾아와서 아가씨의 용태를 살폈다네. 하지만 전부 소용없는 일이었어. 소문에는 이곳 별 바깥에 있는 의원들도 불렀다는데, 그들보다 능력이 떨어지는 자들이 선뜻 나서겠는가?”
노인은 다시 술로 목을 축인 후, 입맛을 쩝쩝 다시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게 얼마나 운 나쁜 일이었는지 자네는 상상도 하지 못할 거야. 애지중지 키워지던 아가씨가 단 한 번의 외출로 그렇게 되어버렸으니 말이지. 지금 수진자들은 모두 불로장생을 꿈꾸며 수련을 하고 있지만, 그건 결국엔 자신의 목숨을 내놓고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것과 다름이 없다네……. 그러면서도 그들이 원하는 ‘진실’에 도달할 수 있을까? 어쩌면 나처럼 적당한 경지에 올라 백 년 정도를 사는 것도 썩 괜찮은 일인지도 모르지. 이렇게 가끔 술도 얻어먹으면서 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