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4화. 접무(蝶舞)제군
임설은 자신에게 말을 거는 노인을 바라봤다.
“어르신은 누구시죠?”
그녀는 그렇게 말하며 자신이 들고 있는 책을 바라보았다. 그 책 위에는 종이 한 장이 끼워져 있었다. 그리고 그 위에는 임설이 기억을 지우기 전에 써둔 글이 빽빽하게 적혀 있었다.
임설은 그 종이를 훑어본 뒤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죄송합니다…….”
노인 역시 그 종이의 존재를 눈치 챘지만, 일부러 눈길을 돌리며 자세한 내용은 읽지 않으려 했다. 그는 상당한 경지에 올라 있었기에, 그 내용을 잠깐 훑어본 것만으로도 꽤 많은 사실을 알아버리고 당혹감을 느끼고 있었다.
종이에는 다음과 같이 쓰여 있었다.
「네가 이 글을 읽을 때면 너는 아마 과거를 잘라내고 모든 기억을 잃은 상태겠지. 기억해. 너의 이름은 임설이야. 도서관의 관리자로 계신 분은 사람들의 존경을 받는 대단한 분이셔. 경지 역시 굉장히 높은 분이니, 아마 너를……. 아니, 나를 위해 앞으로 나아갈 목표와 길을 알려주실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