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2화. 조만천
의형제의 예를 간단히 갖춘 뒤, 초우가 조금 망연한 얼굴로 몸을 일으켰다. 그러자 조만천은 만면에 웃음을 지으며 그를 따라 일어났다.
“둘째야, 앞으로 이 형이 영약을 찾아다 주면 이 형한테 단약을 만들어주는 거다?”
“…….”
초우는 해맑게 웃는 조만천을 보며 식은땀을 흘렸다. 그러다 갑자기 한 가지 의문이 떠올랐다. 어째서 그가 자신에게서 학성의 전승을 빼앗으려 하지 않는가 하는 것이었다. 사실 그렇게 하는 게 더 간단하지 않은가?
“나는 그런 사람이 아니야!”
초우의 질문에 조만천은 새침한 얼굴로 말했다.
“내게는 나의 전승이 있어. 물론 성인의 전승에 비할 것은 아니지만, 그다지 차이는 나지 않는다고 자부하고 있지. 그리고 언젠가 내가 성인이 된다면, 내가 익히고 있는 이 전승들은 성인의 전승이 되는 거야. 그렇다면 뭐 하러 굳이 다른 사람이 익히고 있는 것들을 빼앗아야 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