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화. 족제비는 상대하기 어렵다

64화. 족제비는 상대하기 어렵다

초우는 대흥안령의 깊은 곳에 도착하자 속도를 늦추기 시작했다. 그곳에는 흔한 새소리도 들리지 않을 정도의 적막이 감돌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불안을 느낄 정도의 적막이었지만, 초우는 외려 마음이 평온해지는 것을 느꼈다. 이내 그는 천천히 호흡하며 본인의 힘을 몸 안에서 움직이기 시작했다. 겉으로 보기에는 어떤 변화도 없어보였지만, 실제로는 언제든 흉맹한 호랑이처럼 변해 사냥감을 낚아챌 준비를 하고 있었다.

초우는 자신이 누군가의 ‘영지’에 들어와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이런 숲에는 주인이 있는 장소가 있었는데, 그런 곳을 영지라고 불렀다. 이런 장소에서는 보통 기나긴 싸움 끝에 단 한 명의 강자만이 살아남기 마련이었다. 그래서 이곳은 30년 전 세계가 봉인될 때도 이미 약육강식의 세상이었고, 그건 지금도 변함없었다. 호랑이나, 곰의 영지에 들어가면 그곳만의 특별한 분위기가 느껴졌다. 그런 분위기는 강자가 내뿜는 종류의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