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화. 정의 주문 (1)

121화. 정의 주문 (1)

사릉귀안은 웃음을 머금은 정교한 눈으로 당염원을 바라보았다. 이때 그의 웃음은 평소와 다르게 가볍고 부드러웠다. 그의 뼛속까지 스며든 사혹(邪惑)도 지금만큼은 이 부드러움에 녹아 없어졌다. 그러나 가벼운 말투와 경박한 웃음은 여전했다.

“형수님, 제가 정말 깨끗하고 순수한 형수님의 어린양 같은 성정을 좋아하는 거, 아시죠? 그런데 어쩌죠, 형수님은 어린양이 아니라 검은 늑대였네요.”

당염원의 눈동자가 일렁였다.

사릉귀안은 가볍게 눈을 숙이고 낮게 웃으며 말했다.

“형수님, 행복한 신혼 첫날밤 되세요. 동생은 먼저 물러가겠습니다!”

당염원은 소매 안에서 가볍게 든 손가락을 다시 내려놓고 사릉귀안이 떠나는 모습을 창문 너머로 바라보았다. 그리고 눈을 가볍게 깜빡이며 입술을 오므리고 멍한 얼굴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