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7화. 오랜만의 만남 (1)

67화. 오랜만의 만남 (1)

흩날리는 운무 속에서 밝은 달빛이 고요하고 부드럽게 쏟아졌다.

수가 놓인 넓은 소매, 먹처럼 새카만 머리칼, 옥과 얼음으로 조각된 듯 수려한 신선의 얼굴, 따뜻한 미소를 머금은 얇은 입술은 보는 이로 하여금 감탄을 금치 못하게 했다.

“고홍.”

당염원은 한달음에 두 팔 사이 품속으로 달려가 안겼다. 익숙한 포근함을 느끼자 그녀의 얼굴에 떠오른 미소가 더없이 행복하게 변했다.

사릉고홍은 고개를 숙여 당염원의 목덜미에 얼굴을 파묻고 그녀에게서 나는 향기를 들이마셨다. 그러고는 두 눈을 들어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

“보고 싶었소.”

누군가는 마지못해 뱉기도 하는 이 매우 간단한 다섯 글자가, 그의 입에서 나오자 온 마음과 진심 어린 그리움을 담은 말로 변하였다.

당염원은 두말하지 않고 사릉고홍의 단단한 허리를 끌어안았다. 그리고 고개를 들어 그의 촉촉한 입술에 제 입술을 맞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