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91화. 교활한 사릉고홍 (1)

591화. 교활한 사릉고홍 (1)

그때 궁전 안에 갑자기 한 줄기 검은 연기가 나타나더니 점차 응집되어 사람의 허상을 이루었다.

“컥.”

무언가를 말하려 하던 허상은 궁전 안의 기이한 상황을 보고 갑자기 목이 턱 막혀 아무런 의미 없는 작은 소리를 냈다.

하지만 그 소리는 조용한 궁전 안에서 더없이 또렷하게 울렸다.

검은 허상을 발견한 이완추의 안색이 한결 부드러워졌다. 그러나 곧 무슨 생각이 난 듯 더욱 창백한 얼굴이 되었다. 그녀는 티 나지 않게 사릉고홍을 힐끔 쳐다보며 몸을 바들바들 떨었다.

비단 방석이 깔린 의자 위의 사릉고홍은 당염원을 놓아준 후 다시 그녀를 품에 안고 한쪽 손을 그녀의 뒤통수에 대고 부드러운 머리칼을 꾹 눌러 자신의 가슴에 붙였다. 그렇게 그녀의 홍조 띤 얼굴과 촉촉한 눈동자를 다른 사람이 조금도 훔쳐볼 수 없게 가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