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77화. 유일한 사람 (10)
한바탕 침묵이 흘렀다. 열 수를 버텨야 하지만 상대를 다치게 해서는 안 된다니? 그건 그저 버티고 있을 수밖에 없다는 거였다. 그러려면 반드시 버티는 기술이 있어야 하고, 그만한 맷집도 있어야 한다는 말이 아니겠는가?
사릉무사가 사람들의 추측에 대답하듯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이들은 그저 당신들이 관문을 통과하기 위한 도구일 뿐이에요. 그런데 상대를 다치게 한다면 너무 정이 없는 거 아닌가요?”
“…….”
사람들은 할 말을 잃었다.
사릉무사가 손을 휙 젓자 동시에 세 번째 관문이 시작되었다.
진법이 열리며 사릉고홍 등 열두 명의 참가자, 그리고 열두 명의 검은 장포를 입은 사람들이 동시에 사라졌다.
무대 아래에 있던 사람들이 불만을 터뜨렸다.
“뭐가 잘못된 거야? 왜 안 보여 줘?”
방금까지 두 번의 관문을 재밌게 구경했던 사람들은 갑자기 참가자들이 모습을 감춘 것이 유쾌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