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5화. 그의 총애 (2)

485화. 그의 총애 (2)

이렇게 사람들을 한 바퀴 둘러본 후 당염원은 두 눈을 반짝이며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저는 줄곧 놀이를 하나 해 왔어요. 이 놀이는 하면 할수록 규모가 커져서 장장 백여 년이나 이어졌죠.”

이 말을 할 때 당염원의 시선은 무대 아래의 첫 번째 줄에 앉아 있는 사릉고홍을 향했다. 그녀의 시선이 그의 맑으면서도 아스라한 눈동자에 닿았다.

소매가 넓고 옷섶에 은사와 남색 실로 학이 수 놓아진 티끌 하나 묻지 않은 흰색 옷을 입은 그의 모습은 고결하면서도 우아해 보였다.

그의 웃는 얼굴은 담담했지만 신선처럼 아름다웠다. 의자에 가만히 앉아 있는 그의 모습은 그림 같았다. 그러한 고요함 속에서 세상 만물을 모두 알고 있는 듯한 엄청난 위압감이 느껴졌다.

이 사내, 이렇게 뛰어난 절세의 사내는 처음부터 그녀와 함께 놀이를 시작했고, 그녀의 놀이를 방임하고 그녀의 앞길을 호위했으며 그녀의 길 위에 놓인 장애물과 불쾌한 물건들을 모두 제거해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