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화. 무정하면서도 다정한 (2)
“아아아악!”
자운성주는 또다시 울부짖었다. 뒤이어 고통스러운 표정으로 처량하게 말했다.
“패했다. 우리가 패했어. 지금 자운성 안에 남아 있는 백성들과 병사들은 당신들의 상대가 아니오. 그러니 그저 그들을 놓아주고 무고한 사람을 죽이지는 않았으면 하오.”
전천극은 사릉고홍을 한 번 살피곤 그가 말할 뜻이 없다는 것을 알아채고 큰 소리로 대답했다.
“염국은 투항하는 자를 절대 공격하지 않는다.”
자운성주의 이러한 태도에 대해 사릉고홍은 오히려 감명을 받았다. 이 사람은 이미 죽고자 마음먹었으니, 죽기 전에 위안을 줄 수는 있었다.
자운성주는 대답을 듣고서야 비로소 안심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많은 사람들은 자운성주가 자결하려 한다고 생각했다. 그는 단약을 하나 삼켰다. 그러곤 갑자기 고개를 들어 잔뜩 충혈된 눈에 단호함을 머금고 협곡을 향해 거세게 돌진해 왔다. 협곡은 결코 낮지 않았다. 그러나 자운성주는 초인적인 힘으로 몇 걸음 만에 미친 듯이 뛰어올랐고, 한 손으로 검을 뽑아 사릉고홍을 찌르기 위해 달려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