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화. 관자초의 몸부림 (1)
관자초는 전방을 가만히 응시했다. 마치 모든 것을 꿰뚫고 저 너머에 있는 누군가를 바라보는 것만 같았다.
“그가 결정을 내리면 천하가 곧 그의 것이 되는 것인가? 금국에겐 만 년 동안 쌓아 올린 위대한 업적이 있다. 한데 짐의 사사로운 일 따위에 멸망할 리가 있겠나? 가소롭군! 한 나라의 천자인 짐이 마음에 둔 여인조차 빼앗지 못하고 다투지 못할 리가 있겠나? 그게 무슨 한 나라의 황제이겠느냐. 평범한 사내만도 못하거늘.”
여인의 눈동자가 크게 떨렸다. 그녀의 눈동자 안에서 어두운 슬픔의 빛이 번쩍였다. 여인은 붉은 입술이 오므리고 다소 실망한 기색을 내비쳤다.
“짐은 금국의 황제이다. 금국 천하가 짐의 손에 있으니, 모든 것은 짐이 결단해야 한다.”
관자초가 눈을 가늘게 뜨며 말했다. 곧 그의 준수한 얼굴에 결의에 찬 웃음이 떠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