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9화. 요괴 일가가 한자리에 모이다 (2)
사내에게 손을 쓴 것은 왕삭이었다. 이 공격으로 그는 들끓던 분노를 적잖이 가라앉힐 수 있었다. 그가 당염원과 사릉고홍을 향해 말했다.
“두 분께 말씀드려야 할 건 성령당은 어떠한 악의도 없다는 사실입니다. 저희가 원하는 건 그저…….”
그는 두 사람을 손님으로 모시기 위해 이렇게 정중하게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런데 문득 머릿속에 백리앙화의 명령이 떠올랐다. 그 명령은 목표를 발견하면 손실을 따지지 말고 잡아 오되, 붙잡을 수 없다면 죽여 버리라는 내용이었다. 또한 죽일 수 없다면 여인에게 상처라도 입혀야 한다고 했다.
왕삭은 눈앞에 펼쳐진 상황을 꼼꼼히 따져보았다. 손을 대려 하자마자 그의 두 손이 완전히 망가져 버린 걸 보면 상대를 생포해 간다는 건 어림도 없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그렇지만 붙잡아 갈 수는 없어도, 죽이는 건 가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