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8화. 요괴 일가가 한자리에 모이다 (1)
여보상이 아직도 고민하고 있을 때 옆에 있던 사릉무사가 입을 열었다.
“아버지, 아버지께서 안 계실 때 어머니에겐 마음에 드는 물건을 살 선영석조차 없었어요. 하지만 다행히 좋은 아저씨를 만났죠. 그 좋은 아저씨가 어머니께서 산 물건에 대한 선영석을 모두 먼저 지불해 주셨고요.”
그 말을 들은 여보상은 길게 고민도 해 보지 않고 곧장 겸손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공자, 그렇게 예의를 차리실 것 없습니다. 벗끼리 서로 돕는 것은 당연한 일인걸요.”
그러나 말을 마치자마자 그는 뼛속까지 파고드는 한기를 느꼈다. 심지어 주변의 공기조차도 이 한기로 얼어붙은 것만 같았다.
사릉무사는 즐거운 듯 킥킥거렸다. 아버지의 소유욕으로 볼 때 다른 사내가 어머니를 위해 물건값을 치러 준 건 결코 기뻐할 만한 일이 아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