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3화. 너만 보고 너만 그리워해 (4)

603화. 너만 보고 너만 그리워해 (4)

사람들이 쌍쌍이 사라졌다. 외톨이가 되어 남은 몇 명은 이만 부득부득 갈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제갈청이 가금슬을 향해 다가가 웃으며 말했다.

“어디 가고 싶은 곳 없으십니까? 제가 함께 가겠습니다.”

“이 책벌레, 저리 가요.”

예전의 원숭이 같던 차림새에서 벗어난 손흑은 무관복을 차려입고 머리도 단정하게 틀어 올린 채였다. 예전보다 훨씬 깔끔하고 보기 좋은 모습이었다. 그가 가금슬을 향해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금슬 동생, 저치의 말은 무시하게. 내가 재미있는 곳을 알고 있는데, 함께 가지 않겠나?”

잠시 두 사람을 번갈아 바라보던 가금슬은 곧 아무런 말 없이 혼자 자리를 떠났다.

제갈청은 아무렇지 않은 듯 웃으며 서생다운 점잖은 모습으로 그녀의 뒤를 따라갔다.

손흑 역시 뒤처지는 걸 원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