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9화. 진지한 사람이 지는 놀이 (2)
“원하는 게 무엇이냐. 나를 갖고 노는 건 더는 허락하지 않아.”
더는 참기 힘들었던 영서가 미간을 찌푸렸다.
사릉무사의 태도는 여전히 침착하고 냉정했다.
“그저 동생과 함께 살아남고 싶을 뿐입니다.”
“본궁이 약조하마. 일이 끝나면…….”
영서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사릉무사가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리고 영서의 매서운 눈초리를 받으며 말을 이었다.
“성자의 약조에는 빈틈이 너무 많아 도저히 마음을 놓을 수가 없습니다. 그러니…… 성자께서도 담보로 제게 물건 하나를 맡기시지요.”
“무슨 물건?”
“천성궁의 지도 조각 말입니다.”
“뭐라고?”
영서가 순간 멈칫했다. 그의 표정은 더없이 싸늘하고 매정하게 변했다.
그러나 사릉무사는 조금도 두려워하지 않았다. 옥을 쪼아 만든 것처럼 매끄러운 작은 얼굴에 어린아이의 순수한 웃음이 떠올랐다. 그의 목소리는 아주 촉촉하고 부드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