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3화. 뻔뻔한 세 번째 상품

483화. 뻔뻔한 세 번째 상품

엽씨 자매가 이렇게 남몰래 막연한 예감과 의혹을 품고 있을 때, 연단사 시합 무대 위에 서 있던 약진이 이번 연단사 시합 우승자를 위한 상품을 꺼냈다.

홍작정은 공기에 닿자마자 주변 공기를 모두 불태울 수 있을 듯 몸체가 온통 검붉은색으로 이루어진 약솥이었다. 사람들의 시선 역시 그 색상과 마찬가지로 활활 불탔다. 약솥 위에는 살아 있는 듯 생생한 새가 조각되어 있었는데, 새의 날개는 몹시 화려했고 머리 위에는 깃털이 장식되어 있었다. 얼핏 평범한 새인 것 같았지만 그 모습은 태고의 봉황의 후예인 주작(朱雀)과 더 닮아 있었다.

이 약솥은 극품이었다. 만약 녹녹의 본체를 보기 전이었다면 현장의 선예들은 홍작정을 향해 수많은 감탄사를 쏟아냈을 것이다. 하지만 하필이면 그들은 이미 이보다 더 강렬한 정기가 뿜어 나오는 녹녹의 약솥을 본 후였다. 그래서 홍작정이 그들에게 가져다준 충격은 그리 크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