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9화. 모자가 오다
“보아하니 두 사람은 부부 관계인 것 같군. 어쩌면 벌써 아이를 낳았을지 몰라.”
이어진 추측에 성자의 잔뜩 찌푸렸던 미간이 스르르 풀렸다.
“하지만 아이를 낳았고, 또 그 아이가 정말 성마사체라면 지존천마는 어째서 아이를 데리고 오지 않은 거지?”
그의 눈에 성마사체는 성능 좋은 무기에 불과했다. 그러니 몸에 지니고 다니며 자신을 위하여 사용해야 하는 게 당연했다.
“성자, 또 혼잣말해요?”
걸승이 심심한 듯 데굴데굴 구르며 말했다. 그 모습은 마치 커다란 눈덩이 같았다.
“성자, 성자, 성자~”
그 귀엽고 애교 넘치는 목소리를 들으면 도무지 미워할 수 없었다. 하지만 그때 걸승이 자신의 말을 듣지 않는 바람에 좋은 기회를 놓쳤다는 걸 생각하면 답답하고 화가 치미는 걸 참을 수 없었다.
“입 다물어.”
성자가 냉정하게 호통치며 걸승을 노려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