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8화. 죽고 싶나
궁성 위, 사방에서 광풍이 불었다.
당염원은 사릉고홍의 품에서 내려와 눈앞에 펼쳐진 천재지변을 바라보았다.
온 하늘을 뒤덮은 짙은 먹구름에서 시뻘건 빛이 파도처럼 끊임없이 꿈틀대고 있었다. 거대한 화석(火石) 덩어리들은 하늘에서 유성처럼 떨어졌고, 화석이 떨어지는 곳곳마다 주변 모든 것이 깨지고 희뿌연 먼지가 일었다. 그 모습만 보아도 그곳에 있던 사람들과 집이 모두 운명을 달리했음을 알 수 있었다. 화석들은 빠르게 그리고 한꺼번에 떨어졌는데, 신기하게도 이곳 작영성에는 단 하나도 떨어지지 않았다. 그러나 천재(天災)가 닥치지 않았을 뿐, 인재(人災)가 일어났다.
작영성의 백성들은 손에 횃불이나 칼 같은 날카로운 무기를 들고 명온궁 쪽으로 몰려왔다. 그들은 일제히 같은 말을 외쳤다.
“요괴를 죽여라! 요괴가 황제가 되어서 하늘이 벌을 내리는 것이다! 죽여라! 죽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