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5화. 모용응진의 비극 (1)

135화. 모용응진의 비극 (1)

적막 속에서 푸른색 긴 치마를 입은 여인이 어느 한 곳에서 뛰어 내려왔다. 그녀는 아무런 겉치레도 하지 않았고, 신법도 간단하여 그닥 화려해 보이지는 않았다. 그렇게 그녀가 모란대로 내려앉자 군중들은 눈 부신 빛 가운데 그녀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여인은 나이가 열셋에서 열넷 정도밖에 되어 보이지 않았다. 이목구비는 앳되어 보이지만 하나같이 매우 수려했다. 검푸른 버드나무 같은 눈썹, 맑게 빛나는 두 눈동자, 작고 오뚝한 코, 촉촉한 주홍빛 입술. 특히 타고난 듯한 청록색의 두 눈썹은 그녀의 두 눈을 더 밝고 투명하게 돋보이게 했다.

모란대에 서 있는 그녀의 모습은 좀 불안해 보였다. 그러나 그녀는 아랫입술을 꼭 깨물며 애써 침착함을 유지했다. 작은 몸은 마치 버들잎 같았다. 이런 모습이 오히려 뭇 사람들의 관심을 불러일으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