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3화. 그가 오다 (1)
당염원이 여인의 옷을 받아들이지 않았기에 위벽혜도 더는 강요하지 않고 손에 들고 있던 옥 상자를 거두었다.
그녀의 마음속은 당염원에 대한 호기심으로 가득했다. 이 여인의 수련 경지는 분명 인선에 불과했지만, 행동 하나하나가 설명할 필요조차 없는 자신감으로 넘쳤고 표정도 아주 침착했다. 특히 성격은 더욱 남달라서 같은 여인이라고 해도 속마음을 전혀 헤아릴 수 없을 정도였다.
예를 들면 왜 이런 차림을 좋아하는지 같은 것이 그랬다. 사릉 부인은 매일같이 얇은 사내 옷을 입는 것은 물론이요, 신도 신지 않은 맨발에 까만 머리칼을 아무렇게나 뒤로 늘어뜨려 종아리까지 풀어헤치고 있었다. 이 모습은 날아갈 듯 가냘픈 그녀의 몸매를 더욱 돋보이게 했다. 하지만 바람에 날려 사라질 것 같은 비현실적인 모습임에도 연약하거나 부드러운 느낌은 전혀 들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