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화. 뱀굴에서 살아남다 (2)
당염원은 눈앞의 위태롭게 휘청거리는 사내를 보았다. 얼굴빛은 다소 누렜고 머리카락은 아무렇게나 머리 꼭대기에 질끈 묶어 놓았다. 이목구비는 마치 칼로 정교하게 조각한 듯했는데, 짙은 눈썹은 날카로웠고 눈동자는 먹물처럼 새카매서 강직한 기백을 담고 있었다. 그 아래에는 자줏빛의 얇은 입술이 자리하고 있었다. 몸에 걸친 검은색의 무복(武服)은 여기저기가 찢겨 있었고, 검으로 찔린 듯한 복부의 상처에서는 피가 계속 흐르고 있었다.
“정말 내 부하가 되겠다고?”
당염원이 물었다.
전창전은 하마터면 말을 잃을 뻔했다. 체내에 들어간 해독 단약은 삼색팽이꽃 꽃밭에 서 있는 탓에 금방 약효를 잃어버렸다. 상처도 점점 벌어졌다. 지금 그가 계속 서 있을 수 있는 것은 오로지 강한 의지 덕분이었다. 그의 긴박함은 한눈에 보일 정도였다. 그런데 하필 이때 들려온 말이 의구심 가득한 물음이라니. 그녀의 물음에서는 어딘지 모르게 한가로움이 느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