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7화. 모용가를 괴멸하다 (1)

317화. 모용가를 괴멸하다 (1)

눈을 감고 잠든 듯한 사내아이의 앳된 얼굴에서는 안도감과 편안함이 엿보였다. 안색은 창백했고, 두 볼에는 어딘가 아파 보이는 연홍빛이 비쳐 보였다.

사릉고홍은 당염원의 곁에 서 있었다. 짙은 검은 안개가 그의 몸 주위를 흘러 다니더니 이내 용 모양으로 응집되기 시작했다. 이렇게 나타난 검은 용은 머리 부분만 선명하고 그 외에 몸통은 밝아졌다 어두워지고 사라졌다 다시 응집되기를 반복해서 마치 허공을 떠다니는 귀신같은 느낌을 주었다.

이 세 식구의 앞에는 온몸을 검은 옷으로 감싼 두 사람이 바닥에 누워 경련을 일으키고 있었다. 그러나 그들은 울부짖지 않고 비명을 지르지도 않았다. 폐허 속에서 펼쳐진 이 광경은 보는 이에게 기괴한 느낌을 주었고, 고요하고 평온한 분위기는 마치 거대한 돌덩이가 마음속을 누르는 것처럼 사람들로 하여금 숨 막히는 압박감을 느끼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