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5화. 크게 쓰일 사람
제완의 망설임 없는 대답을 듣자, 태후의 눈가에 진 주름은 서서히 펴졌고, 눈동자에 녹아있던 웃음기는 더욱 깊어졌다.
“오? 무엇 때문에 좋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이냐? 조언옥이 좋지 않은 것이냐? 아니면 소난이 좋지 않은 것이냐?”
제완은 퍽 난처한 얼굴로 태후를 쳐다보며, 생각도 해보지 않고 별안간 그런 말을 툭 뱉은 자신을 원망하고 또 원망했다. 이내 그녀는 자그만 목소리로 답했다.
“소난 군주는 좋은 분이십니다…….”
“그렇다면, 조언옥이 좋지 않다는 말인데, 그의 어떤 부분이 안 좋은 것이냐?”
태후가 재차 질문했다.
“조 대인은……조 대인은…….”
제완이 지금 여기서 조언옥의 안 좋은 점에 대해 뭐라 한 마디라도 뻥긋할 수나 있겠는가? 다른 사람들 눈에 그는 둘도 없는 뛰어난 지식인이자, 경도에서 그 기량이 으뜸인 장원이었다. 또한, 그는 현재 조정에서 가장 전도유망한 사람인 동시에 가장 나이 어린 대인이었다. 시종 그녀를 놀려대기 바쁜 막돼먹은 사람도, 또 한밤중에 그녀의 침실에 제멋대로 몰래 들어오는 그런 나쁜 놈도 아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