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8화. 비밀 (1)
제완은 조금 전 머리를 감고 나와 부인(婦人)들처럼 머리를 올리지 않고 그저 느슨하게 묶은 머리를 하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본 부기우는 그녀가 아직 시집을 안 간 낭자라고 여긴 듯했다.
제 노태야는 웃는 것도 아닌 것도 아닌 얼굴로 제완을 쳐다봤지만, 그녀가 이미 다른 사내의 여인이라고 굳이 얘기하지 않았다.
오히려 제완의 뒤에 있던 백훼가 영 짜증 난다는 듯한 얼굴을 하고는 제완이 조가의 소부인이라는 얘기를 하려고 막 입을 뗐다. 하지만 부기우는 벌써 제 노태야께 인사를 한 뒤 빠른 걸음으로 밖으로 나갔다.
제완은 크게 상관없다는 듯 웃으며 제 노태야 옆에 앉았다.
“할아버님, 지금 저에게 오라고 하신 건, 무슨 일이 있기 때문이신지요?”
“너에게 얘기해줄 일이 있다. 며칠 간은 섬 여기저기를 막 돌아다니는 일을 삼가도록 하거라. 이곳 어민 중에 정체를 숨긴 해적이 있을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