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4화. 에필로그 (下)
정자에 있는 사람이 대황자일 거라고는 꿈에도 상상 못 한 다른 사람들 또한 기겁하여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그리고 일제히 몸을 굽히며 땅바닥에 무릎을 꿇었다.
“네 말인즉슨, 만약 이곳에 있는 것이 내가 아니었다면, 누구든 영준표 네 말에 따라야만 했다?”
대황자는 착 가라앉은 목소리로 물었다.
“아니…… 아닙니다…….”
영준표는 다급히 고개를 저었다.
“무슨 일이냐?”
그때, 사람들의 뒤쪽에서 온화한 목소리가 들려오더니, 점잖고도 의젓한 중년 사내가 다가왔다.
이에 영준표의 눈이 일순 번쩍였다.
“아버님.”
영조운은 달갑지 않은 눈으로 아들을 쓱 쳐다본 뒤, 대황자에게 시선을 돌리고 손을 모아 인사를 올렸다.
“대황자.”
“안원후, 마침 잘 왔다. 공자는 안원후에게 맡기도록 하지.”
대황자가 영조운에게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