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2화. 손님
기삭은 장군부 말이 날뛴 일이 있은 지 며칠 지난 다음에야 금린위 지휘사 정무명을 만났다.
정무명은 금수가를 폭파하려고 한 자들을 막은 공로로 태안제로부터 큰 포상을 받고 한창 기분이 좋았다. 그러니 자신에게 이런 공로를 선사한 정왕세자에게 더욱 은근한 태도를 보였다.
“아직 세자께 축하드리지 못했군요. 좋은 인연을 맞으신 것을 축하드립니다.”
인사말 한마디에 기삭의 입꼬리에 웃음이 걸렸다.
“감사합니다.”
정무명은 그 표정을 보고 정왕세자가 이번 혼사를 진심으로 기뻐한다는 걸 눈치챘다.
“제가 오늘 대도독을 찾아온 것은 한 가지 부탁할 일이 있어서입니다.”
정무명의 얼굴이 진지하게 변했다.
“말씀하십시오.”
“사실은 말입니다. 절 귀찮게 하는 사람이 하나 있었는데 자꾸 달라붙어서 아랫사람을 시켜 잡아 가두었습니다. 그런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