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5화. 알랑방귀

325화. 알랑방귀

“아, 너희 아버지 춤 꽤 추시던데? 역시 사람은 겉만 보곤 모르는 거야.”

성건우는 조이덕의 말을 제대로 듣지도 않은 듯했다.

그렇다고 나머지 세 사람이 무슨 말을 덧붙이는 것도 아니었다.

조이덕은 하는 수없이 조금 전 했던 말을 반복했다.

“아버지께서 너희들한테 맡기고 싶은 일이 하나 있으시대. 혹시 한 번 뵈러 가지 않을래?”

머리를 굴리던 장목화가 살짝 교활한 눈빛을 반짝였다.

“자고로 군자는 무너지려는 담 아래 서지 않는단 말이 있지. 만나는 건 상관없는데, 조 씨 저택에서는 안 돼. 우리 모두 다 안심할 수 있는 곳이어야지.”

합리적인 말에 조이덕도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그가 막 장소를 제안하려는데, 성건우가 돌연 그의 어깨를 두드렸다.

“일단 밥부터 먹고. 식으면 맛없잖아.”

조이덕은 천천히 고개를 돌려 성건우를 바라보았다. 성건우의 얼굴에는 온통 진심이 어려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