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48화. 징조

548화. 징조

대화를 나누는 사이, 지프는 철강공장 밖의 도로로 돌아왔다.

내내 조용히 있던 장목화는 한참 뒤에야 느릿하게 입술을 뗐다.

“좀 전에 건우가 설명한 상태를 들으니까 한 가지 떠오르는 게 있어.”

“뭔데요?”

운전 중이던 백새벽이 호기심을 표했다. 전의 임무와는 달리 그녀의 표정과 목소리에는 전보다 더 많은 감정이 드러나 있었다.

장목화가 묵직한 목소리로 답했다.

“신세계.”

순간 지프 안이 고요해졌다.

용여홍도 뜻을 이해했지만, 확인 차 무의식적으로 되물었다.

“그러니까 팀장님은 신세계가 사실 애쉬랜드와 어느 정도 연관된 채 중첩돼 있고, 대부분은 그걸 못 보고 있을 뿐이라는 건가요?”

장목화가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어쩌면 심령의 복도를 어느 정도 탐색한 사람만이 그걸 감지할 수 있는지 몰라. 그러니까 상응하는 방 안에 신세계의 문이 나타나는 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