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3화. 꼬리에 꼬리를 무는
곧장 뒤로 물러난 장목화는 달리고 굴린 끝에 금세 문 근처에 이르렀다.
성건우를 버려두고 도망치려는 것이 아니라 최대한 거리를 벌려서 신부의 각성자 능력에 영향을 받지 않을 시간을 벌기 위함이었다.
상대에게 통제되지만 않는다면 지금과 같은 거리에서도 그녀는 거의 백발백중의 사격 솜씨를 뽐낼 수 있었다.
하지만 그다음 순간, 장목화는 갑자기 두 다리가 뻣뻣해졌다. 하마터면 넘어질 뻔도 했지만, 가까스로 위기를 겨우 넘겼다.
신부는 한 손을 주머니에 꽂아 넣은 채, 조금 전 몸을 숨겼던 그 방 안에서 천천히 걸어 나왔다. 그러곤 엷은 웃음을 머금고 입을 열었다.
“소용없습니다. 이 건물 전체가 제 능력 범위 안에 있으니까요. 조금 전 달려들면서 거리를 좁힌 건, 그저 우딕을 통제하기 위해서였어요.”
이 기묘한 환경과 분위기 속, 그의 창백한 얼굴은 더 아파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