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8화. 환각의 근원

78화. 환각의 근원

“와, 군용 외골격 장치를 대적하는 게 이렇게 어렵다고?”

용여홍은 차으뜸을 처리하지도, 붙잡지도 못한 상황에 상당히 실망한 듯했다. 그러나 동시에 새삼 군용 외골격 장치의 위력을 실감하기도 했다.

백새벽도 아쉬움에 작은 한숨을 내쉬었다.

“이쪽으로 가자.”

장목화가 눈앞의 모퉁이를 바라보며 말했다. 그녀가 가리킨 곳은 차으뜸이 사라진 복도와는 비스듬히 떨어진 맞은편 복도였다.

“안 쫓아가고요?”

용여홍의 물음에, 성건우가 웃으며 그를 돌아보았다.

“왜, 그 남자의 능력이 얼마나 기이한지 더 경험해보고 싶어서?”

벽도 많은 이 빌딩에서 계속 추격전이 벌어진다면, 유리한 건 차으뜸뿐이었다. 이런 곳에선 각성자 능력 영향 범위 안에 들지 않게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는 게 그리 쉽지 않았다. 심지어 이런 환경에선 장목화의 전기 신호 감지 능력도 유용하게 쓰이질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