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84화. 상상력
이윽고 장목화는 자신과 성건우에게 있었던 일을 들려주었다.
“그러니까 악몽이 수종이와 이두형…… 선생님한테 놀라 도망친 거라고요?”
백새벽은 이두형을 선생이라 부르는 것에 습관이 돼 있진 않았다.
이내 성건우가 턱을 매만지며 장목화의 답을 가로챘다.
“모든 불가능을 배제하고 남는 게 진상이니까. 적어도 우리한테는 두통이나 구역감, 피로감, 불면증 등등 아무 후유증도 안 나타났잖아.”
진지하게 이야기를 듣던 용여홍이 질문을 제기했다.
“만약 악몽에 나름의 의식이 있고, 놀라 달아날 수도 있다면 이런 짓을 저지르는 이유는 뭘까? 악몽 전파? 수많은 이들이 불면증과 두통을 앓는 걸 보는 게 좋아서?”
사실 용여홍이 생각하기에도 이건 마땅한 이유가 아니었다. 동시에 이렇게 많은 이들에게 영향을 미치고 성건우 같은 심령의 복도 급 각성자마저 헤어나올 수 없게 하는 악몽이면 분명 그보다 더 고차원적인 동기가 있을 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