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9화. 하비스트 타운

89화. 하비스트 타운

시간은 늘 그랬듯 착실하게 흐르고, 하늘 끄트머리도 점차 밝아지기 시작했다. 어둠에 삼켜진 빌딩도 여명을 따라 다시 그 모습을 드러냈다.

하지만 구조팀의 눈에 그 건물들은 어제보다 더 묘비처럼 보였다. 짙고 검은, 혹은 회백색이나 황토색으로 퇴색된 묘비와 다른 점을 찾을 수 없었다.

“가자.”

장목화는 빠르게 아침 식사를 해치운 뒤, 먼저 일어났다.

그녀는 백새벽과 용여홍에겐 장갑차에 탑승해 교대로 운전하라고 지시한 뒤, 자신은 성건우와 함께 지프차를 맡기로 했다.

아침 햇살은 점차 더 밝아지고 있었다.

구조팀은 원래 왔던 길을 따라 터널로 돌아가지 않았다. 그 길은 너무도 구불구불하고 위험하기 때문이었다. 길을 잘 아는 차으뜸이 없는 상황에서 무턱대고 그쪽으로 나아갔다간 늪에 빠질 가능성이 컸다. 또한 장목화는 그쪽 길이 묵직한 장갑차의 무게를 견딜 수 없으리란 생각도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