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화. 귀가

90화. 귀가

당시 상황을 떠올리던 장목화가 피식 웃으며 말했다.

“하하, 난 청력만 안 좋을 뿐이지 시력까지 나쁜 게 아니야. 지난 며칠간 넌 어딜 가나 아가씨들을 줄줄 이끌고 다녔잖아. 엄청 즐거워 보이던데.”

“크흠⋯⋯.”

용여홍은 어떻게 대꾸해야 할지 몰라, 헛기침만 내뱉었다.

당시 그는 정말로 행복에 겨워 있었다. 어렸을 때부터 지금까지 이성으로부터 이런 환대를 받은 적이 한 번도 없었기 때문이었다.

장목화는 아무 눈치도 못 챈 척, 태연한 얼굴로 계속 그를 놀렸다.

“왜? 누구랑도 우정 이상으로 발전하지 않았던 거야? 그럴 리가⋯⋯.”

“쟤 아마 그냥 겁에 질렸을걸요.”

음악을 들으며 운전하던 성건우가 끼어들었다.

용여홍은 반박하고 싶었지만, 동료들의 말엔 한 치의 거짓도 없었다. 하비스트 타운 아가씨들은 지나치게 열정적이었고, 용여홍은 그에 기겁한 나머지 감히 무슨 짓도 하지 못했다.